우리 아이의 ADHD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요?

정신의학신문 | 오수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길을 가다 넘어져 작은 상처만 나도 마음이 아프고 걱정되는 것이 부모 마음입니다. 자신의 자녀가 ADHD 증상이 있고 성장기 동안 지속적인 치료와 교육이 필요할 수 있다는 담당 의사의 의견을 듣게 되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황스럽고 걱정이 앞설 것입니다.

처음 자신의 자녀가 ADHD로 진단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님들의 반응은 다양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양육하면 좋을지를 물어보시기도 하고, 아이의 향후 경과를 걱정하시기도 하며 가끔은 진단에 대해 따지시는 분도 계십니다. 어느 경우든 아이의 진단을 쉽게 받아들이는 부모님은 많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의 ADHD에 대한 편견과 오해,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 점, “내가 병을 물려줬나”라는 죄책감과 양육에 대한 부담 등이 아이의 진단을 받아들이기 어렵게 하고, 감정적으로 힘들게 합니다. 부모로서 자녀의 ADHD를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면 좋을까요?

 

1. 정상인지 아닌지 따지지 않고, 내 아이의 특성으로 이해하기

자녀가 ADHD 진단을 받게 되면 우리 아이가 다소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이 되는 모습이나 양육자를 힘들게 하는 말과 행동이 ADHD 때문인지 따져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모습들을 지적하고 훈육하는 것에 많은 에너지를 쓰기도 하고 빨리 개선되지 않는 것에 대해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ADHD 치료 목표는 문제행동을 제거하여 “정상 아이로 회기”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의 특성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발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ADHD 증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독특한 말과 행동이 있다면 “우리 아이의 특성이구나.” 하고 그에 맞게 양육하고 훈육하면 됩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전문가와의 상담이나 관련 서적 등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양육방법과 훈육방법을 찾아 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진단 초기 ADHD 부모교육을 받는 것은 아이를 이해하고 진단을 받아들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2. 노력과 태도의 문제가 아닌, 뇌 발달의 문제임을 자주 상기하기

ADHD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가 “할 수 있는데 노력을 안 한다.”, “내 말을 들었는데 안 들은 척한다.”는 말씀을 자주 하십니다. 그런데 ADHD는 뇌의 전두엽 성숙이 느린 발달 질환으로 상황에 따라 주의 집중력의 기복이 심하고 집행 기능의 저하가 있어 꾸준한 수행이나 체계적인 수행이 잘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는 잘하는데, 다른 상황에서는 잘 못한다.”, “내 말은 들었는데 행동으로 연결을 못 시킨다.” 가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아이의 노력이 부족하거나 일부러 안 한다고 생각하면 아이를 대할 때 짜증과 화를 내기 쉽고,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고 나면 나중에 후회도 됩니다.

아이가 잘 못하는 상황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시고, 아이에게 지시할 때는 행동을 옮길 수 있도록 주의를 전환해 주세요. '뇌 발달의 문제'이지 '노력과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부모의 짜증과 화도 한결 줄어듭니다. 

 

3. 아이의 장점에 집중하기

 ADHD 아이들은 보통 에너지가 많고 관심 가는 일에는 쉽게 도전하는 경향이 있으며, 새로 만난 사람과 쉽게 친해지고 호기심이 많습니다. 규칙 준수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러한 특성 덕분에 높은 창의성, 예술성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집중력에 기복이 있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는 놀라운 수준의 집중력을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ADHD 증상에 가려진 아이의 장점을 찾아보십시오. 아이의 장점에 집중하면 아이의 자존감 유지에 많은 도움이 되며, 부모도 아이의 ADHD를 받아들이기 쉬워집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오수환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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