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연극성 성격장애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디에서나 화려한 옷차림과 외모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은 항상 주목을 받고자 하며, 어디에서도 주목을 받아야 편안함을 느낍니다. 누구와도 빨리 친해지는 친화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게 형성된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데는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감정 표현을 극적으로 하여 드라마나 영화 주인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SNS를 통해 다수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의 사생활을 잘 꾸며 남들에게 행복한 생활을 보여주길 원합니다.

이렇게 주목받을 만한 옷차림을 가지고, 관심을 얻기 위해 진심이 아닌 과장된 감정 표현을 주로 하는 사람들 중 연극성 성격장애(Histrionic Personality Disorder)를 가진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연극성 성격장애는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고, 주로 구강기에 정상적으로 발생한 의존 욕구가 잘 해결되지 않은 경우, 이를 극복하고자 과장된 표현으로 주변의 관심을 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들은 적절한 관심을 받지 못하면 좌절감을 크게 느끼고 쉽게 우울감을 느끼며, 신체적인 증상이나 전환장애 등의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DSM-5에 따르면 다음 9개의 증상 중 5개 이상 해당하는 경우, 연극성 성격장애로 진단 내릴 수 있습니다.

 

1. 관심의 중심이 자신이 아닌 상황을 견딜 수 없다.

2.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성적, 유혹적, 자극적인 경향을 가진다.

3. 감정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진실되지 못하며 피상적이다.

4.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외모를 이용한다.

5. 지나치게 인상적이며 세밀함이 결여된 형태의 언어를 사용한다.

6. 다른 사람에 의해 쉽게 기분이나 감정이 영향을 받는다.

7. 자신이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인 것처럼 행동한다.

8. 대인관계에서 실제보다 가까운 관계로 인식하고 행동한다.

9. 이러한 증상으로 인하여 일상 활동, 대인관계, 작업 활동에 있어 문제가 발생해야 한다. 

 

 

보통 연극성 성격장애가 있는 경우, 다른 성격장애를 치료하는 방식과 유사한 방법을 활용합니다. 정신역동 치료방법을 이용하여 근본적 갈등에 초점을 맞추도록 합니다. 치료 과정에서 행동 대신 말로 하도록 권장하며, 덜 극적인 방식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줍니다.

그리고 극적인 행동이 타인의 관심을 끄는 데 있어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보통 관심을 끄는 것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자신이 어떠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진짜 감정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다른 성격장애와 달리 장기적 치료보다는 단기적 치료의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불어 우울, 불안, 불면, 충동 조절 문제, 신체화 문제 등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경우 더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대중적인 약물치료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나 가끔은 인생에서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도, 또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싶은 순간도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그런 생각이 든다거나 기분을 느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연극성 성격장애로 진단을 받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앞서 나열한 연극성 성격장애 증상 중 혹시 자신에게 해당하는 항목이 많다거나 가까운 사람 중 그런 분이 계시다면, 언제나, 모든 이들에게 주목받지 않아도 당신은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며,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시면 좋겠습니다.

 

당신의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김인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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