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젯밤에 잠을 편하게 주무셨나요? 아니면, 잠이 안 와서 오랜 시간 동안 뒤척이다 겨우 잠에 들었나요? 푹 잠을 자고 나면 개운하고,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하지만 반대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을 경우에는 누구보다 예민해지고, 쉽게 짜증을 내곤 합니다. 하루만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도 종종 머리가 아프고, 그날 하루 종일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체감합니다. 하루 잠을 못 잔 것이 왜 이렇게 바로 피곤한 상태로 나타나는 걸까요? 또 왜 피곤함에도 잠이 안 오는 걸까요?

먼저, 잠이 잘 안 오는 것에 대해 다들 익히 ‘불면증’ 이라는 단어를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불면증은 단순히 잠이 잘 오지 않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세 가지 종류의 불면증이 있는데, 잠에 드는 데 오래 걸리거나 어려운 경우, 잠에 들었으나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 잠에 들었는데 새벽 일찍 눈이 떠지고, 쉽게 다시 잠에 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불면증은 시차 적응처럼 며칠, 몇 주 동안 지속될 수도 있고, 몇 달간, 또는 만성적으로 몇년간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수면 활동은 우리 몸이 회복하는 시간으로, 충분한 잠을 자는 것, 질 좋은 수면을 갖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불면증으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에, 우리의 건강, 특히 뇌 활동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구체적으로, 수면은 뇌의 기억, 감정 기복, 인지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잠을 푹 자야 시험을 잘 본다는 말은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새로운 정보를 배운 후 바로 잠을 자면, 깨어 있었던 경우보다 더 잘 새로운 정보를 기억해 냈다고 합니다. 이는 기억이 저장되고, 강화되는 과정은 수면 과정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잠을 자는 동안에 뇌에서는 그날 배웠던 내용 또는 정보들을 정리하고, 기존의 지식과 새로 배운 내용을 합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을 경우,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은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Diekelmann과 Born(2010)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기억 중에서도 사실 또는 상황 기반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데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또한, 인지 수행 능력에도 아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잠을 못 잤을 때, 우리는 주의 집중하고, 의사 결정하고, 반응하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고 떨어집니다. Van Dongen 연구팀 (2003)은 수면 부족으로 인한 인지 능력의 결함이 무려 술에 취했을 때만큼이나 심각하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인지 능력뿐 아니라, 수면은 우리의 마음과 감정에도 연관이 있습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위험성이 매우 높습니다. 잠은 감정 조절 능력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숙면은 감정적으로 극단적인 반응을 줄여 주고, 기분과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잠이 부족할 때, 공포, 불안과 같이 긴박한 감정에 관여하는 편도체가(Amygdala) 활성화되고, 이성적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과 관련된 전전두엽의 활동은 줄어들었습니다(Yoo, 2007). 

불면증이 발생하는 이유로는 심리적, 감정적인 요인 (스트레스나 불안)으로 인해 잠이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잠을 자지 않으면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가질 위험성이 높음과 동시에, Riemann 연구팀에 따르면 심리적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은 높은 수준의 불안과 우울증을 갖고 있었습니다. 잠을 자는 동안에 감정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여, 잠에 들거나, 잠을 유지하는 데 어려운 것입니다. 

또는 어린 시절부터 불면증이 시작되어 시간이 지나도 지속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심리적인 이유 때문이라기보다는 잠을 자고 깨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잠을 자고 있는데도 잠에 들지 않았다고 믿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상적인 잠의 패턴을 갖고 있음에도,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숙면을 위한 민간요법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심리학의 관점에서 불면증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추천할까요?

- 마음 명상은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고, 스스로 본인의 생각, 감정, 기분을 관찰하도록 도와줍니다. 마음 명상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감소시켜, 수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불면증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 수면 환경 교육이 있습니다. 개인에게 건강한 수면 습관과 행동들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자기 전에 카페인이나 술을 자제하는 것, 일정한 수면 스케줄을 계획하는 것, 잠이 잘 올 수 있는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 등을 가르쳐 줍니다. 특히 만성적으로 불면증을 겪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습니다.

- 마음 명상과 비슷하게 근육과 호흡을 이완시켜 주는 기법도 있습니다. 깊게 숨을 쉬고,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운동은 잠에 잘 들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인지행동치료(CBT)가 있습니다. 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들을 변화시키는 것에 집중하는 방법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어떠한 방법이 효과적일까요? 민간요법, 심리요법 모두 도움이 되어 하루라도 편하게 잘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장승용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