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정신병원에 코로나가 없는 숨겨진 이유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의 의료진들은 경기도 의료원 수원병원에서 정신질환자 전문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투입되었으며, 도내 응급입원이 필요한 정신질환자는 이곳을 거쳐 코로나 음성이 확인된 경우 타 병원에 입원토록 하여, 경북 청도대남병원 같은 정신병원 내 코로나 확산이 경기도 내에서는 일어나지 않도록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이 정식 개원이지만 개원 준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은 도대체 어떤 병원을 만들고 싶어 모였을까?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 사건, 고(故) 임세원 교수님 사건 등 치료받지 못한 급성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 체계에 대한 다양한 문제점이 언급되었다. 

그중 하나는 정신질환자들이 정신과 치료를 싫어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 많은 정신질환자들이 그들의 정신증상이 악화되어 경찰이나 보호자에 의해 강제입원을 당할 때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병원에 방문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들기 때문이라고 호소했었다. 따라서 정신질환자들이 스스로 병원을 다니게 하기 위해서는, 급성기 상태에서 강제입원을 할 때, 강제로 묶는 등의 강압적인 치료를 최소화해서 트라우마를 줄여 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강압적이지 않은 치료, 즉 비강압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이 많이 든다. 환자를 묶는 대신 오랜 시간을 들여 말로 설득을 해야 하고, 한 명이 설득하는 것보다는 여러 명이 설득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등 한국보다 경제력이 낮은 나라에서도 비강압치료를 도입했으며 실제로 수년 동안 환자를 강박하지 않고 치료하고 있으며 환자와 가족, 그리고 의료진 모두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국내에서도 경기도에서 최초로 2019년 5월 미치료 정신질환자 응급치료 강화, 응급대응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민간-공공 연대 및 전달체계의 보완 정책을 담은 ‘정신질환자 관리체계 강화방안’을 발표했으며,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주도하여 폐원한 경기도립정신병원의 기능을 강화하여 재개원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리고 2020년 3월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이 개설신고를 마쳤으며, 국내 최초의 경기도 정신건강위기대응센터를 설치했다. 

정신건강위기대응센터에서는 24시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해 급성 정신질환자에 대한 응급/행정 입원기능을 강화하며 동시에, 격리 강박 등 강압적 처치를 지양하며 치료하고, 이후 조속한 지역사회 복귀를 돕는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즉 정신질환자가 강제입원을 당하는 과정에서 겪는 트라우마를 최소화하며 치료하고, 지역 사회 자원을 활용한 회복 과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민간 정신병원이 50병상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두 명을 포함해 십여 명의 인력으로 운영하지만,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은 같은 병상수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5명을 포함해 총 53명의 인력을 확보했으며, 이는 대학병원급 인력 구성이다.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 개원 후에는, 코로나 선별진료소를 거친 정신질환자에게 바로 입원 치료를 제공할 수 있어 도내 급성 정신질환자 치료와 감염관리를 모두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 최초 경기도 ‘정신건강 위기대응체계 구축’ 조례 발의는 경기도내 정신건강 서비스가 보다 체계화되고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 이용자 중심의 시스템으로 혁신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기도정신건강위기대응센터의 서비스 모델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국내외 여러 정신건강시스템에서 적용될 수 있는 표준적 모범 사례로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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