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지피티(ChatGPT)', 정신건강 서비스를 대신해 줄 수 있을까?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 세계적으로 챗지피티(Chat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챗지피티는 사용자와 주고받는 대화에서 질문에 답하도록 설계된 언어모델로, 일론 머스크가 공동 설립한 비영리 인공지능(AI) 연구실 OpenAI에서 출시한 앱으로 더욱 화제를 모았죠.

챗지피티는 사용자와 대화 방식으로 대화하는 챗봇 형태로, 출시 5일만에 1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는데요, OpenAI는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작해 그들의 검색 엔진인 Bing에 통합할 계획일 정도로 강력하다는 평가입니다. 

이 새로운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는 마치 실제 사람과 대화를 하는 듯한 답을 내놓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 서신을 쓰기도 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연구물을 내놓기도 하며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윤리적 쟁점이 논의되고 있음에도 관심은 뜨겁습니다. 

그렇다면, 이 놀라운 기술이 정신건강 서비스를 대신할 수 있을까요? 

챗지피티는 치료의 목적으로 고안되지 않았기 때문에 치료 내역을 신뢰할 수 있고 정확하게 제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정신건강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공감으로 반응할 수 있지만, 특정 정신건강 상태에 있는 사용자를 진단할 수 없을 거라는 의견 때문이지요. 

해당 서비스는 대화나 문자의 은유적인 의미를 알 수 없고, 그 속에 담긴 맥락을 파악하거나 판단을 내리지 못합니다. 또한 윤리나 정치적 질문에 대해서는 충분한 답변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지요. 한 사회의 가치, 규범, 문화에 의해 영향을 받는 인간의 지능 및 사고와는 대조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실제 사용자들의 입장은 다소 긍정적인 것으로도 보여집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치료의 경험에 노출시킬 수 있으며,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행해진다면 인간의 상태를 더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죠. 미국 온라인 정신건강 서비스인 코코(KOKO)의 공동창업자 로버트 모리스는 "챗지피티를 사용하여 약 4,000명에게 정신건강 지원을 제공했다"고 트위터에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개인 사용자들도 실제 정신건강에 대한 다양한 질문의 결과와 이에 대한 감상을 온라인을 통해 공유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용자들은 “아직 해당 서비스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빠르게 실용적인 조언들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마치 치료사처럼 사용자가 질문한 내용에 대답하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전문가 도움을 받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책하기, 감사 연습하기, 명상이나 심호흡 등 기분 전환을 위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들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챗지피티의 국내 버전에서는 아직 답하지 못하는 질문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해외에서는 다양한 치료 스타일을 검색하여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룹니다. 

 

 

이러한 서비스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윤리적인 문제들이 존재합니다. 실제로, 챗지피티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정보에 대한 보호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사운드 보드를 통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 않아 사용자의 사생활을 침해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되고 있습니다. 

또한, 챗지피티는 텍스트를 어느 정도 생성할 수 있지만, 인간의 내밀한 정서를 파악해야 하는 치료자로서 설계되지 않았고, 이 영역에서만큼은 고도화된 능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우울증의 정도를 파악하거나 도움을 받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해야 할지를 확인하는 작업은 가능하지만, 정신 건강에 관한 민감한 대화나 괴로움에 대한 공감과 위로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지요. 

챗지피티가 AI 기술로 신뢰, 공감, 이해와 같은 정신건강 서비스의 중요 요소들을 빠르게 복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비언어적 신호를 인식하고 반응하도록 훈련받는 과정을 거치는 정신건강 서비스를 당분간은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지요. 

여러분들은 챗지피티가 정신건강 서비스의 영역을 얼마나 대신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새로운 기술과 어러분의 지식이 조화를 이루며 많은 분들의 어려움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정정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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