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 운동하면 뇌도 건강해질까?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운동을 시도하려는 분들이 많은데요, 뇌는 운동을 통해 다양한 신호를 인식하고 신경세포와 신경 다발의 건강한 변화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운동을 통해 발생한 변화가 뇌에 좋은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죠. 운동은 뇌뿐만 아니라 장과 같은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여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운동의 중요성과 방법을 함께 알아보고자 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두뇌가 정지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전에는 장과 뇌가 서로 떨어져 있어서 상호작용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오늘 날에는 장을 ‘제2의 뇌’라고 칭하는 학자들이 많아졌습니다. 뇌과학자들이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장-뇌 축(gut-brain axis)에 대한 개념인데요, 장-뇌 축(gut-brain axis)이란, 위장관(gastrointestinal tract: GI tract)과 중추신경(central nervous system: CSN) 간의 생화학적 신호전달 축을 의미합니다. 

신체-뇌 상호작용의 일종으로 장내 미생물이 분비하는 여러 물질들에 의해 뇌 속 신경전달물질 및 신경회로망에 변화가 유도되는 것처럼, 활발한 신체활동에 의해 활성이 증가한 근육, 뼈, 지방, 심장, 간 등 말초 장기의 변화가 잘 알려지지 않은 방식으로 뇌로 전달된다고 합니다. 장과 뇌 사이에 연결 축이 존재함으로써 독성이 있는 물질을 먹었을 때 장 세포들이 이에 반응하고, 뇌가 구토나 설사를 일으키는 신호를 보내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발달해 있다는 것이죠. 

장과 뇌의 연결에 대한 영향이 밝혀진 것은 2004년이었습니다. 쥐 실험을 통해 장내 미생물 군집의 구성과 종류가 동물의 건강과 행동, 뇌 발달, 또한 정서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한 것이지요. 장-뇌 축은 장내 미생물이 장 신경망 또는 뇌에 영향을 주는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쌍방향 소통의 개념으로 발전해 오고 있습니다. 

장-뇌 축을 활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은 운동이라고 합니다. 운동을 통해 다양한 신호를 인식하고 신경세포 생성의 증가, 신경 세포간의 연결망인 신경 다발 증가가 이뤄지기 때문이죠. 운동을 통해 발생한 변화는 직간접적으로 변화가 전달되어 장과 뇌에 좋은 신호를 보내게 되는데, 실제로 꾸준한 운동은 학습 효과와 학업 성취도를 높인다는 연구들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2015년부터 'MoTrPAC(Molecular Transducers of Physical Activity Consortium)'이라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미국 내 여러 연구기관들과 협력하여 운동이 우리의 인지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매커니즘을 밝히는 내용입니다. 자원봉사자 약 200명을 포함한 2,000여 명의 참가자가 12주간의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해 운동 전후에 혈액, 소변, 지방, 근육 샘플을 채취하여 운동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 변화를 발견하려는 것이죠. 연구진들에 따르면, 의사들이 훗날에는 뇌의 노화와 질병 등을 예방할 수 있는 맞춤형 운동 요법을 처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하네요.  

운동은 신경생물학적 영향 외에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운동은 인지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하고 정서적인 문제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격렬한 신체활동은 신호를 보내 여러 장기에서 다양한 신진대사 활동들을 증가시키고, 근육, 뼈, 심장 등에서 에너지를 생성하고 세포와 조직의 생성과 복구의 활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산책을 할 때 햇빛과 신선한 공기, 자연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도 뇌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고요. 누군가와 함께 운동을 한다면 동기는 강화되고 사회적 상호작용이 증가하는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하는 동안 적당한 재미와 흥분감을 느낄 수 있고, 주의력 훈련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전자 기기와 잠시 거리를 둘 수 있어, 휴식이 일어나고 에너지와 체력 수준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매력적인 몸매를 유지하면서 긍정적인 자기상과 자존감을 회복하는 효과도 있지요. 

 

 

바쁜 일상 속에 운동을 위한 실용적인 팁

이처럼 운동이 뇌 건강은 물론 정서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함께 알아봤는데요, 어떻게 하면 운동할 시간을 우리의 바쁜 일상에 심어 넣을 수 있을까요? 함께 그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좋아할 수 있는 운동을 고르는 데 시간을 투자하세요

달리기, 걷기, 댄스, 자전거, 복싱, 서핑, 등산 등 다양한 운동을 시도해 보고 가장 규칙적으로 잘 할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해 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꾸준히 잘 하기 위해서는 너무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는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책 ‘마인드풀 러닝’의 저자 김성우는 “달리는 횟수, 시간, 속도와 같은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호흡과 속도에 맞추어 나를 위해 달리는 나만의 달리기를 하세요. 자기만의 페이스로 자신을 위한 달리기를 하다 보면 이전에 할 수 없던 달리기를 할 수 있게 됩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둘째, 함께할 수 있는 운동 동료를 만들어 보세요

운동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요, 긍정적인 동료의 압력을 활용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함께할 수 있는 트레이너를 고용하거나, 그룹 운동 클래스에 가입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반드시 오프라인에서 만나 함께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온라인 운동 모임 등을 통해 운동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의지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운동과 관련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볼 수도 있는데요, 트레이닝 정보를 제공하는 NTC(Nike Training Club), 다이어트 운동 정보를 제공하는 다노, 운동을 통해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라이크핏과 같은 어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셋째, 운동을 위한 음악 플레이 리스트를 개발하세요

운동을 하는 것은 가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일인데요, 이러한 지루함을 덜어주기 위해 음악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평소에 즐겨 듣는 잔잔한 음악 대신 빠른 템포의 음악 중 자신의 몸을 일으켜 움직이기 가장 좋은 음악들을 모아 음악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어 보세요. 운동을 하기에 좋은 음악 리스트들이 각종 미디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내 심장을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이게 해줄 음악들을 먼저 들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넷째, 운동과 좋아하는 일을 결합해 보세요

운동을 한 스스로에게 보상을 해주는 것은 계속 운동하게 하는 습관을 만들어 줍니다. 완전히 힘들게 운동하지 않더라도 잠시 몸을 움직여 운동을 한 스스로에게 작은 보상을 해주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면, 운동 전 따뜻한 차를 마시기, 운동 후 향이 좋은 목욕 제품으로 씻기, 가벼운 운동을 하는 동안 좋아하는 친구와 통화하기와 같은 15분의 작은 보상을 통해 내가 계속 움직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세요. 

 

이처럼 규칙적인 운동은 뇌 건강뿐만 아니라, 우리 신체 기능 전반에 도움을 주는데요, 우리의 뇌가 더욱 건강해진다면 보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 더 멋지고 건강한 모습으로 생활해 나가기 위해 한걸음 움직이는 여러분의 일상을 응원합니다. 

 

합정 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장승용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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