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잘 때, 꿈은 어떤 기능을 할까요?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젯밤에 무슨 꿈을 꾸셨나요? 꿈이 기억이 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반대로 너무 생생해서 현실과 구분이 안 갈 때도 있을 것입니다. 기분 좋은 꿈을 꾸어서 오늘 복권을 구매했을 수도 있고, 또는 유리잔을 깨는 꿈을 꾸어서 오늘 조심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꿈 속에서 다양한 상황과 공간에서 신기한 꿈을 꾸곤 합니다. 누군가 나를 쫓아오는 무서운 꿈을 꿀 때도 있고, 학교에 지각하는 꿈처럼 현실적인 꿈을 꿀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비현실성’은 꿈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수면 중에는 현실적인 사고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꿈에서는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도, 공간도, 상황도 무궁무진하고,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꿈이란 무엇이고, 왜 생기는 걸까요? 꿈은 필요한 걸까요? 

먼저, 수면은 크게 렘(REM) 수면 단계와 비렘(Non-REM) 수면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Non-REM 수면 단계에서는 신체가 비활성화가 됩니다. 심박수와 호흡률이 크게 감소하고, 뇌의 활동도 줄어듭니다. 이에 안구운동도 느리거나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근육 긴장도는 적당하게 유지합니다.

반대로, REM 수면 단계에서는 신체의 근육 긴장도도 매우 낮아져 거의 마비 상태가 됩니다. 신체의 각 감각기관으로부터 들어오는 자극, 정보도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신체가 거대한 방전 상태로 되니, 뇌가 매우 빠르게 뇌파와 안구운동을 합니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뇌가 작동할 때, 우리는 꿈을 꾸게 됩니다. 

REM 수면 단계에서 꿈을 꿀 때, 그 꿈은 스토리가 있기도 하고, 마치 실제로 겪는 것처럼 영화같이 생생하게 모든 감각도 반응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꿈을 꾼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즉, 꿈은 오직 무의식 안에서만 일어나는 활동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Hobson & McCarley’s Activation-synthesis hypothesis). 꿈은 무의식과 의식 모두 반영된 뇌의 활동을 의미합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는 무의식이 고통스럽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생각과 감정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나타나는 것이 꿈이라 여겼습니다. 무의식의 정신 현상이 꿈인데, 의식이 무의식 꿈의 내용을 왜곡하고, 위장했기에, 꿈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이란 오로지 동물적 본능이라고 여겼고, 무의식을 ‘성’과 ‘죽음’으로만 분석을 했습니다. 이에 따라, 무의식의 정신 현상이 꿈이기 때문에, 꿈 또한 모두 성이나 죽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카를 융(Carl Gustav Jung)은 '꿈이란, 상징적 형태로 이루어지는 실제적인 무의식적 상황의 자율적인 자기 표현'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죽음 아니면 성으로만 접근했던 프로이트와 달리 융은 좀 더 다양하고 자율적인 자기 표현의 관점에서 접근했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것은 꿈은 주요한 심리적, 정서적 기능을 한다는 것입니다. 잠을 자는 동안 꿈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들을 조절하고, 인상 깊었던 경험을 처리합니다. 보고 싶었던 사람을 꿈에서 만나는 경우도 있고, 끔찍했던 상황에 다시 처하는 꿈을 꿀 때도 있습니다. 또는 특정한 꿈을 반복적으로 꾸는 사람도 있습니다. 특히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 난 후, 그 사건이 트라우마로 남아, 실제로 눈앞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꿈에서 생생하게 떠오르는 ‘플래시 백(Flash Back)’ 현상도 있습니다. 

꿈을 꾸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연구에 따르면, 수면 중에 꿈을 꾸지 못하도록 방해를 했을 때, 참가자들은 신경질적이고, 더 불안감을 느꼈으며, 집중력이 크게 저하되었습니다. 또 식욕과 체중도 증가된 경우도 다반사였습니다. 다시 말해, 꿈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꿈을 통해, 그날 있었던, 또는 과거에 경험했던 힘든 상황, 고통스러운 감정과 생각으로부터 회복합니다. 

 

여러분은 주로 어떤 꿈을 꾸시나요? 반복적으로 고통스러운 꿈을 꿀 때가 있나요? 좀 더 주의 깊게 꿈의 내용을 기록하고, 분석해 보세요. 하루 동안 있었던 힘들었던 기억들, 감정들, 생각들을, 즉 꿈의 내용을 분석함으로써 내가 피하고 싶어 하는 갈등, 내가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장승용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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