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장애] 우리 아이가 강박장애일까요?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이가 갑자기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자꾸만 손을 씻으려고 해서 걱정이 많아요." 

"방이 갑자기 너무 더럽게 느껴져서 수시로 방 청소나 물건 정리를 하고 있어요." 

 

이렇게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횟수가 지나치게 많거나 집착하는 듯 보인다면 소아 강박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소아 강박증은 자신이 조절하지 못하는 강박적인 생각과 행동이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병적으로 반복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보통 뇌가 급격하게 자라는 5~8세 무렵이나 10~12세쯤 많이 등장하는데요, 강박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본인의 생각이나 행동이 논리에 맞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행동을 숨기는 아이들이 많아 초기에 알아차리는 것이 다소 힘듭니다. 

보통 다음과 같은 증상으로 인한 불편함이 2주 이상 존재한다면 소아 강박증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 병균/배설물/먼지 등과 같은 더러운 것을 지나치게 걱정하여 손을 자주 씻고 샤워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 자신이나 가족이 해를 입거나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것 같다는 상상 때문에 두렵다고 이야기한다. 

- 가스나 불, 문단속을 반복적으로 확인한다. 

- 일정한 숫자만큼 반복된 행동을 해야 마음의 편안함을 느낀다. 

- 사람이나 물건을 만지고 싶은 마음이 든다. 

- 하기 싫은 종교적이고 성적인 생각이 반복적으로 든다.

 

 

강박장애의 원인은 크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존재합니다. 강박장애는 유전성이 강해 가족 중 강박증이 있으면 아이 또한 해당 장애를 가질 확률이 높으며, 대뇌의 기저책과 전두엽의 상호 연계에 있어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호 연계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은 세로토닌으로 이것이 부족할 경우 강박 증상이 발현할 수 있습니다. 환경적으로는 부모를 포함한 양육자의 과도한 훈육 태도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일관성 없고, 지나치게 통제하고, 완벽함을 요구하는 강압적 태도는 강박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치료를 위해서는 항우울제(세로토닌을 증가시키는 약물) 등을 사용할 수도 있고, 인지행동치료를 실시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가족 교육과 함께 시작하는데, 가족 교육에서는 문제를 야기하는 아이의 행동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안내와 부모의 부정적인 처벌 반응을 피하는 방법 등을 알려 줍니다. 

인지행동치료에는 크게 노출/반응 억제(Exposure/Response Prevention; ERP), 인지치료, 이완요법이 존재하는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ERP입니다. 불편함을 야기하는 단서에 매일 적어도 한 시간 이상 불편함이 가라앉을 때까지 노출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단, 소아기에 발병되는 강박장애의 경우 성인기에 발병되는 것과 기저 원인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 방법 및 구체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에 있어서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합한 경우 단일 치료보다는 효과가 좋아 병합치료가 더 선호됩니다.

성인의 강박장애 환자 중 1/2 정도는 아동, 청소년기에 발병합니다. 소아 강박장애는 단기적인 경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만성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서대문봄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이호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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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서현주, & 김붕년. (2003). 소아청소년기 치료저항성 강박장애의 치료적 접근. 소아청소년정신의학, 14(1), 6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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